맨유가 낳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스타, 제시 린가드가 결국 한국 무대와 작별한다. FC 서울은 5일 공식 채널을 통해 2025시즌을 끝으로 린가드와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다고 발표했다. 2024년 2월, 그가 K리그에 데뷔하며 국내 축구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당시 맺었던 ‘2+1년’ 계약 중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기로 상호 합의한 결과다. 축구 커리어의 새로운 챕터를 열고 싶어 하는 선수의 강한 의지를 구단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존중해 주기로 했다.

솔직히 그가 서울 유니폼을 입는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던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린가드는 이름값에 걸맞은 준수한 족적을 남겼다. K리그 데뷔 첫해 26경기에 나서 6골 3도움으로 예열을 마치더니, 올 시즌에는 34경기 10골 4도움으로 한층 날카로운 폼을 과시했다. 두 시즌 통산 60경기 16골 7도움. 구단 입장에서는 팀을 위해 헌신해 준 그에게 무한한 리스펙트를 보내며, 기나긴 고심 끝에 내린 그의 새로운 도전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린가드의 고별전은 오는 10일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멜버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이 될 전망이다.

이렇게 한때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했던 선수가 아시아 무대에서 조용히 짐을 싸고 있는 사이, 잉글랜드 본토의 이적시장은 산드로 토날리를 둘러싼 거대한 쩐의 전쟁으로 무섭게 달아오르고 있다. 흥미롭게도 린가드의 친정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일찌감치 이 진흙탕 싸움에서 발을 뺐다. 맨유 수뇌부는 1억 파운드에 달하는 막대한 이적료와 선수의 주급 요구가 올여름 구단의 재정 계획에 치명적인 부담이 된다고 판단, 뉴캐슬 측에 영입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 통보했다.

맨유가 빠졌다고 해서 경쟁이 헐거워진 건 절대 아니다. 뉴캐슬은 이미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토트넘까지 가세한 본격적인 입찰 전쟁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체제에서 야심 찬 리빌딩 프로젝트를 가동 중인 토트넘의 구애가 꽤나 적극적이다. 토트넘은 이탈리아 출신 미드필더로 중원을 개편하겠다는 심산인데, 이와 동시에 맨시티의 22세 브라질 윙어 사비뉴를 약 6,000만 파운드 선에서 데려오는 협상까지 꽤 진전시킨 상태다.

하지만 데 제르비의 진심에도 불구하고 판세는 토트넘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모양새다. 선수 측 에이전트와 나눈 초기 교감에 따르면, 토날리 본인은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떠나게 될 경우 토트넘보다는 아스널이나 맨시티행을 훨씬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캐슬 입장에서는 에디 하우 감독 전술의 핵심 중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그를 헐값에 내줄 이유가 없으니, 이적료는 계속해서 1억 파운드 언저리를 맴돌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유력한 행선지 중 하나인 맨시티의 속내는 어떨까. 우고 비아나 스포츠 디렉터는 현재 굉장히 흥미로운 저울질에 들어가 있다. 토날리를 향한 움직임을 공식화할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1순위 타깃으로 점찍어둔 노팅엄 포레스트의 엘리엇 앤더슨에게 올인할 것인지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참고로 앤더슨의 이적이 성사된다면 올여름 영국 내 최고 이적료 기록을 갈아치울 공산이 크다. 맨시티 수뇌부는 이 두 미드필더 사이에서 누구를 더 선호하는지 철저히 연막을 치고 있지만, 토날리가 에티하드 스타디움 입성에 열려있다는 소식은 언제든 이적 협상에 불을 지필 수 있는 뇌관이다.

여기에 새롭게 맨시티 지휘봉을 잡게 될 엔조 마레스카 감독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공수 양면에서 꽤나 큰 폭의 스쿼드 개편을 물려받게 될 그에게 있어, 어떤 스타일의 중앙 미드필더를 수혈하느냐는 자신의 첫 이적시장 성패를 가를 가장 치명적인 결정이 될 것이다.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린가드나 1억 파운드의 꼬리표가 붙은 채 거취를 고민하는 토날리나, 결국 축구계의 흐름은 구단과 선수의 이해관계가 얽히는 지점에서 쉴 새 없이 요동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