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진성 야구팬들에게 지금보다 더 피가 끓고 동시에 머리가 아픈 시기가 있을까 싶다. 한쪽에서는 대학 야구 최고의 무대인 칼리지 월드 시리즈(CWS)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연일 뜨거운 명승부를 만들어내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판타지 야구 12주 차 매치업을 이기기 위해 밤낮없이 웨이버 와이어를 뒤적거려야 하는 잔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2025년에 코스탈 캐롤라이나를 두 경기 만에 스윕하며 챔피언에 올랐던 LSU의 영광은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갔다. 올해는 찰스 슈와브 필드에서 새로운 내셔널 챔피언의 자리를 두고 8팀의 생존 게임이 한창이다.

오마하 티켓을 따내기 위한 리저널(Regionals) 예선부터 그야말로 피 튀기는 혈투의 연속이었다. 아테네 리저널에선 조지아가 리버티를 6-1로 잠재우며 안방을 지켰고, 애틀랜타에서는 오클라호마가 조지아텍과 연장 10회까지 가는 진흙탕 싸움 끝에 8-7 신승을 거두며 본선에 올랐다. 어번과 오스틴 예선에선 각각 어번이 밀워키를 8-3으로, 텍사스가 UC 산타바버라를 6-4로 제압하며 리저널 우승을 차지했다. 채플힐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가 이스트캐롤라이나를 9-3으로 꺾으며 오마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시작된 오마하 본선 무대는 6월 12일부터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첫날 웨스트버지니아가 트로이를 7-5로 잡고, 노스캐롤라이나(UNC)가 올미스를 6-2로 제압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진 13일에는 오클라호마가 7번 시드 알라바마를 9-0으로 완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조지아 역시 텍사스를 7-1로 가볍게 요리했다. 어제 열린 14일 경기에서는 트로이가 올미스와의 난타전 끝에 12-8로 승리하며 올미스에게 가장 먼저 짐을 싸게 만들었고, UNC는 웨스트버지니아마저 5-2로 꺾으며 쾌조의 연승을 달리고 있다.

당장 오늘, 6월 15일 월요일 일정은 하이라이트 그 자체다. 오후 2시에는 알라바마와 텍사스의 단두대 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지는 팀은 바로 짐을 싸야 한다. 저녁 7시에는 나란히 1승씩을 챙긴 오클라호마와 조지아의 진검승부가 ESPN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 이 피 말리는 브래킷 생존전은 18일까지 이어지며, 여기서 살아남은 최후의 두 팀은 6월 20일 토요일부터 3전 2선승제의 대망의 챔피언십 시리즈를 치르게 된다.

오마하에서 청춘들이 투혼을 불태우는 동안, 나는 처참하게 망가진 판타지 야구 로스터를 보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주 스트리밍 픽은 솔직히 말해 변명의 여지가 없는 대실패였다.

지난주 등판 일지를 보면 헛웃음만 나온다. 워커 뷸러(4.2이닝 1실점)는 꾸역꾸역 던지다 승패 없이 물러났고, JT 긴(5.2이닝 5실점)이 그나마 1승을 챙겨준 게 다행일 정도였다. 라인 넬슨(4이닝 7실점)과 잭 라이터(5이닝 5실점)는 마운드 위에서 사실상 배팅볼 피칭을 하며 시원하게 게임을 터뜨렸다. 크리스찬 스캇(4.2이닝 4실점)도 부진하긴 매한가지였다. 믿었던 그랜트 홈스의 등판 일정까지 뒤로 밀리면서, 결국 도합 29이닝 동안 26탈삼진 25자책점, 무려 41피안타 10볼넷이라는 끔찍한 호러쇼가 완성됐다. 성적은 초라한 1승 2패. 그나마 5이닝 3실점으로 버텨준 게이지 점프가 유일한 위안거리였지만, 이마저도 훌륭한 등판이라 칭찬하긴 어렵다. 지난주는 정말이지 쓸만한 투수 자체가 말라버린 우울한 한 주였다. 하지만 지나간 일은 잊고 더 나은 12주 차를 준비해야 한다. 이번 주 웨이버 와이어 타겟을 짚어보자.

6월 15일 (월): 트로이 멜튼 (DET @ HOU) | 로스터 보유율 20% 팀 OPS .729로 리그 10위의 강타선을 구축한 휴스턴을 상대하는 게 찜찜할 수는 있다. 하지만 25살의 영건 멜튼은 충분히 로스터 한 자리를 내어줄 만한 투수다. 올 시즌 25.2이닝 동안 단 8실점만 내주며 상대 타선과 효율적으로 맞잡는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K/9 수치가 메이저리그 콜업 후 6.3에 불과해 탈삼진 능력이 아쉽다는 평가도 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10.3을 찍었던 선수다. 빅리그 무대에 적응할수록 삼진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거다. 구속 90마일 중반대의 묵직한 패스트볼과 횡무브먼트가 일품인 커브 조합이 꽤 쏠쏠하다. 무엇보다 지난 탬파베이전에서 8이닝 2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여준 것처럼, 이닝을 깊게 먹어주는 능력이 탁월하다. 아직 판타지 매니저들의 신뢰를 잃을 만한 사고를 친 적이 없으니 월요일 픽으로 제격이다. 대안 픽: JT 긴 (ATH vs PIT) | 로스터 보유율 23%

6월 16일 (화): 에드워드 카브레라 (CHC vs COL) | 로스터 보유율 30% 한때 촉망받던 카브레라를 스트리밍 카드로 거론해야 하다니 참 격세지감이 든다. 올 시즌 전반적인 폼이 뚝 떨어지긴 했지만, 상대가 27승 45패로 허덕이는 로키스라면 얘기가 다르다. 당장 지난 11일 등판에서도 로키스 타선을 5.1이닝 2실점(5K)으로 잘 틀어막았다. 게다가 이번 매치업은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 필드를 벗어나서 치르는 경기다. 지난 맞대결에서의 실점이 고지대 특유의 뜬공 홈런 때문이었음을 감안하면, 홈구장을 벗어난 이번 등판은 훨씬 안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매일 믿고 쓰는 붙박이 선발은 아니더라도, 화요일 하루 긁어보기엔 이만한 복권이 없다. 대안 픽: 메릴 켈리 (ARI vs LAA) | 로스터 보유율 25%

6월 17일 (수): 샘 알데게리 (LAA @ ARI) | 로스터 보유율 1% 솔직히 말해 수요일은 건질 만한 픽이 씨가 말랐다. 이건 정말 뎁스가 깊은 하드코어 리그 유저들을 위한 생존 픽이다. 이탈리아 태생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24세 좌완 유망주 알데게리는 잭 코차노위츠의 토미존 수술 이탈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간 활용도가 제한적이긴 했지만, 올 시즌 17이닝 동안 단 4실점만 허용하며 꽤 알토란 같은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90마일 초반대 패스트볼에 헛스윙 유도율이 무려 40%에 달하는 치명적인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삼고, 여기에 커터와 커브, 슬라이더까지 다채롭게 섞어 던진다. 상대팀 다이아몬드백스가 팀 OPS 최하위권(.691, 리그 뒤에서 5등)을 맴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요일의 다크호스로 과감하게 베팅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