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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의 품격' 레스터, 우승의 길을 걷다!
 
[SPORTIAN=박동진 인턴기자] 기사입력  2016/02/07 [15:36]


▲ 사진 출처 - UEFA 공식 홈페이지 / 맨시티 전 2골을 작렬한 로베르트 후트     © [SPORTIAN=박동진 인턴기자]

1위의 품격을 보여준 레스터 시티다.(이하 레스터) 6일 밤 9시 45분(한국 시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레스터의 리그 25라운드가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1,2위의 다툼이었던 것만큼 이 두 팀의 승부는 이번 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리버풀, 맨시티, 아스날 죽음의 3연전을 치르고 있는 레스터가 과연 리버풀에 이어 맨시티까지 잡아낼 수 있을지도 굉장히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또한 맨시티가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도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홈 깡패 맨시티와 어웨이 깡패 레스터의 맞대결이어서 승부 예측은 쉽게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승부의 추는 전반 초반부터 레스터 쪽으로 기울었고, 후반전엔 레스터가 쐐기를 박으면서 맨시티에게 3-1 완승을 거뒀다. 운으로만 얻어낸 1위가 아닌 실력과 노력으로 얻어낸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레스터였다. 1위의 품격을 다시 한번 보여준 레스터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맨시티는 아스날의 경기 결과에 따라 4위까지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두 번의 세트피스와 간결한 역습

이번 경기에서 레스터는 자신들만의 장점을 잘 살리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공 점유율은 맨시티가 7대3 정도로 앞섰지만, 공을 잡은 상황에서의 공격 전개는 레스터가 훨씬 위협적이었다. 여기에 데드볼 상황에서의 찬스까지 잘 이용하면서 경기를 앞서간 레스터다. 그리고 세트피스에서 얻어낸 2골에는 로베르트 후트가 있었다. 전반 2분 마레즈가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마레즈가 직접 킥을 처리했다. 알브라이튼이 처음 킥 페이크를 줬고, 바로 마레즈가 짧고 간결한 킥을 시도했다. 후트가 가만히 있다가 앞쪽으로 잘라 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였고, 마크하던 데미첼리스는 후트의 피지컬에 밀리며 후트에게 슈팅 기회를 내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슈팅이 데미첼리스에 맞고 굴절되면서 조 하트 키퍼가 손도 쓰지 못하고 골을 내줬다. 후반 14분에도 후트가 빛났다. 코너킥 상황에서 푸흐스가 올린 크로스를 후트가 높은 타점의 헤더로 골을 만들어냈다. 공을 바라보던 데미첼리스가 뒤쪽에 있던 후트와 같이 뛰어주지 못했고, 모건, 오타멘디, 후트와 겹치는 상황에서 피지컬에 밀렸다. 후트는 자신의 높이 활용한 높은 타점의 헤더로 3-0 쐐기골을 터트렸다. 두 번의 세트피스에서 후트의 움직임과 높이뿐만 아니라 키커의 킥과 선수들의 움직임이 너무나 좋았다. 좋은 세트피스는 선수들의 호흡과 약속된 움직임 그리고 많은 시도와 훈련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점에서 레스터는 많은 준비와 훈련은 물론 팀으로서의 조직력과 믿음이 굉장히 좋은 팀이다.

​그것은 역습 상황에서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맨시티 전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레스터의 역습은 현재 EPL에서 가장 위협적이라 할 수 있다. 수비 상황에서 볼을 끊으면 전방의 3명의 선수가 짜 맞춘 듯 앞을 향해 뛰어간다. 워낙 빠르게 움직임을 가져가기 때문에 많은 공격 루트가 생기는 것은 물론 상대팀 수비에 틈이 발생한다. 역습의 짜임새와 조직력을 갖춘 레스터는 여기에 스피드와 간결함까지 갖추었기 때문에 역습의 파괴력은 배가 된다. 빠르고 간결한 역습으로 맨시티와의 25라운드에서 시종일관 볼을 끊고 맨시티를 위협하고 괴롭혔다. 볼 소유를 많이 한 맨시티지만 공격 상황에서 공이 끊기면 계속해서 레스터의 위협적인 역습에 당하기 일쑤였다.

▲ 사진 캡처 - SBS 스포츠 / 레스터 vs 맨시티     © [SPORTIAN=박동진 인턴기자]
▲ 사진 캡처 - SBS 스포츠 / 레스터 vs 맨시티     © [SPORTIAN=박동진 인턴기자]

 

캉테와 드링크워터 맨시티를 묶어버리다!

▲ 사진 출처 - UEFA 공식 홈페이지 / 스털링을 수비하는 드링크워터     © [SPORTIAN=박동진 인턴기자]

레스터는 효율적인 압박과 지역방어로 맨시티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맨시티는 점유율을 많이 가져가며 공격 지역에서 레스터 수비진을 뚫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단단한 레스터의 수비진을 뚫기엔 역부족이었고, 교묘한 반칙과 몸싸움으로 여우 같은 수비를 보여준 레스터다. 물론 맨시티가 몇몇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슈마이켈 키퍼의 선방과 선수들의 슈팅이 벗어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 했다. 후반전까지 레스터 수비의 집중력이 계속 유지되면서 맨시티는 답답한 경기를 해야 했다. 후반 막판에 레스터와 맨시티의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는 혼란을 틈타 맨시티가 한 골을 따라갔지만 너무나 늦은 시간에 터진 만회골이었다.

 

레스터의 이러한 단단한 수비는 캉테와 드링크워터가 있기에 가능했다. 올 시즌 EPL 최고의 중원 듀오로 손꼽히는 이들은 레스터의 백4 보호는 물론 공격의 시발점 역할까지 해주는 소리 없는 영웅이라 할 수 있다. 드링크워터와 캉테는 수비와 공격을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레스터의 공수 모든 부분에 관여한다. 특히 수비적인 부분에서 이들의 공이 크다 할 수 있다. 맨시티가 높은 지역에서 볼 점유를 가져가도 페널티박스로 진입하기는 매우 힘들었다. 드링크워터는 영리한 파울과 수비 커버로 빈 공간을 잘 채워줬고, 캉테는 강한 압박과 커팅으로 맨시티의 2선을 꽁꽁 묶었다.

 

특히 캉테는 이번 경기 숨은 MVP라고 할 수 있었다. 중원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맨시티 선수들을 계속해서 괴롭혔다. 페르난지뉴, 투레같이 피지컬이 좋고 기술이 좋은 선수들 틈에서 169cm의 작은 캉테지만 존재감은 제일 컸다. 캉테는 10번의 태클을 시도했고 그중 8번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5번의 인터셉트를 성공시키며 수치로도 수비에서의 그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여기에 통통 튀는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휩쓸고 다녔다. 이게 끝이나라 볼을 끊고 압박을 뚫어내는 드리블도 돋보였고, 역습 상황에서의 패스도 굉장히 좋았다.

​이번 맨시티 전에서 4번의 드리블을 성공했고, 패스 성공률도 91%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레스터의 역습에는 캉테의 태클과 인터셉트 그리고 패스가 빠지지 않았다.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 상황에서도 캉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의 교본인 투레 앞에서 캉테가 한 수 가르쳐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력이었다. 드링크워터와 캉테의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력이 있기에 레스터가 더욱 끈끈한 경기력과 조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투레, 실바, 스털링, 아게로 등 맨시티의 공격 자원들을 드링크워터와 캉테가 백4 앞에서 잘 커버해주고 수비해주면서 페널티 박스로 진입하기 어렵게 했다.

​점유율은 밀렸지만 요소요소에서 좋은 압박과 인터셉트로 투레와 페르난지뉴, 실바가 이끄는 맨시티의 중원을 묶어버린 캉테와 드링크워터다. 맨시티의 설계자 투레와 실바가 묶이고 견제당하면서 좋은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한 맨시티고, 높은 점유율도 무의미해졌다. 이밖에 알브라이튼과 마레즈, 바디, 오카자키도 캉테, 드링크워터를 도와 같이 협력 수비와 압박을 수행하며 많은 움직임을 가져갔다. 그렇기 때문에 드링크워터와 캉테의 능력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우승이 점점 실현되고 있다!

▲ 사진 출처 - UEFA 공식 홈페이지 /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리야드 마레즈     © [SPORTIAN=박동진 인턴기자]

처음 레스터가 돌풍을 일으킬 때까지는 우스갯소리로 정말 우승하는 게 아니냐는 소리가 많았다. 리그 초반과 중반에 돌풍을 일으키는 팀치고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 팀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레스터도 박싱데이 기간과 그 이후에 주춤했다. 하지만 다시 팀이 재정비되고 다시 날아오르고 있는 여우 군단이다. 특히 리버풀, 맨시티, 아스날 이 죽음의 3연전에서 현재 리버풀, 맨시티를 잡으며 3연승을 달리고 있다. 다음 아스날전만 잘 치르면 우승이 보다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이후 36,37.38라운드 맨유, 에버튼, 첼시 이 세 팀과의 경기 말고는 그다지 까다로운 팀은 없다. 하지만 올 시즌 EPL 흐름상 의외의 변수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레스터는 방심하지 말고 한경기 한경기 집중해야 할 것이다. 물론 레스터 말고 다른 우승권 팀들도 변수가 있기 마련이지만, 우승 경험이 많은 팀들이기 때문에 후반기 저력이 대단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 우승 경쟁은 가면 갈수록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승을 못한다고 해도 레스터를 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불과 2시즌 전만 해도 2부 리그에 있었던 팀이고, 전 시즌에는 강등권 경쟁을 했던 팀인 레스터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1시즌만에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팀으로 바뀌었다. 선수들의 조화와 에이스들의 등장 그리고 무엇보다 산전수전 다 겪은 'B급 명장, 만년 소방수' 라니에리 감독이 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그의 노련한 경험은 막판 우승 레이스에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현재 컵 대회에 모두 떨어진 레스터라서 리그 하나만 바라보고 있다. 다른 우승권 팀들은 유럽 대항전을 준비해야 하고, 컵 대회까지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 레스터가 큰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스쿼드가 상대적으로 얇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감과 부상의 우려가 있지만, 리그만 치르는 레스터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압박감은 덜 할 것이다. 여기에 베스트 라인업이 꾸준하게 유지되고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어 레스터의 우승이 실현 가능하다고 본다. EPL 출범 이후 94-95시즌을 제외한 모든 우승은 빅 5(맨체스터 형제, 아스날, 첼시, 리버풀)가 가져갔다. 과연 블랙번 이후 21년 만에 자본주의가 판치는 EPL에서 빅 5가 아닌 레스터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굉장히 기대되고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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