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칼럼 > 최승태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최승태가 전하는 Real 남미 축구 여행기 ②
브라질 쌈바 축구 입성기
 
[SPORTIAN] 최승태 기자 기사입력  2014/03/11 [10:16]


지난 3월 4일, 브라질 현지 시각으로 오후 6시에 드디어 브라질에 입성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 브라질 상파울루까지, 비행시간만 30시간에 육박하는 긴 여정이었다. 상파울로 과를류스 공항에 도착한 필자는 비행기 안에 갇혀있던 몸을 풀어주고자 크게 기지개를 펴면서 여행의 일정을 시작했다.

▲  상파울로 행 비행기. 터키항공     ©[스포티안]최승태기자

대한민국과는 지구 정반대편이자 남반구에 속해 있는 브라질은 우리나라와 시차가 12시간 차이나고, 계절은 정반대로 지금은 여름이 끝나가며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필자가 도착했던 날(3월 4일)은 세계 3대 축제로 불리는 리우 카니발의 마지막 행사가 진행되는 날이었다. 축제의 후유증은 일주일이 넘도록 지속된다고 하는데 상파울루 역시 카니발의 여파로 거리 곳곳이 들떠있는 분위기였다. 이제 이 분위기가 곧 개막할 브라질 전국리그와 함께 그대로 월드컵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리우 카니발        출처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Rio_Carnival    ©[스포티안]최승태기자

브라질에 도착한지 3일차 되는 3월 6일, 필자는 상파울루 주 내에 위치한 ‘팔메이라스’의 홈구장 파캠부 스타디움(Estadio Pacaembu)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경기장뿐만 아니라 브라질 축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축구 박물관(Museu do Futebol)도 함께 있어 축구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라도 흥미를 가질 만한 곳이다.

▲  상파울로에 위치한 파캠부(Pacaembu) 스타디움   ©[스포티안]최승태기자

파울리스타 역(Metro Paulista)에서 15분 정도 걸어 도착한 파캠부 스타디움. 이곳에 초록색의 유니폼을 입은 무리들과 응원 도구를 파는 상인들, 그리고 털털한 옷차림의 무리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내 걸어오는 중년의 한 흑인 남성. 낯선 동양인이 경기장을 서성거리고 있으니까 접근해 온 듯하다. 그리고선 나에게 대화를 시도한다. 파캠부 경기장에 온 것인지, 오늘 경기 티켓은 가지고 있는지를 물었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정보였다. 경기장에 온 것은 맞지만 오늘 경기가 있는지는 몰랐던 것. 이번엔 필자가 물었다. 몇 시 경기이고 누구 경기인지, 가격은 얼마인지. 오늘 저녁 19:30분에 홈팀 팔메이라스(Palmeiras)가 원정팀 포르투게자(Portoguesa)와 경기를 가진다고 한다. 가격은 80헤알. 우리나라 돈으로 약 4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매우 비싼 가격이었다. 예정에 없던 일정과 예산이라 일단 경기장을 구경하면서 생각해보고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 남성이 갑자기 가이드가 되어 주겠다며 경기장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  경기장 앞에 상인들과 암표상들   ©[스포티안]최승태기자

이게 무슨 횡재인가. 분명 암표상이겠거니 생각했던 이 남성은 입구에 있던 직원과 잠시 얘기하더니 어느새 가이드가 되어 나에게 경기장을 소개해주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암표상이라 하면 일단 친밀감보단 적대감이 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약간 서툰 영어로 친절하게 구장 한곳 한곳을 소개시켜 주고, 고향이 어디인지부터 한국의 유명한 프로축구팀은 어디이고, 이번 월드컵 때 상파울루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 등 여러 가지 대화를 시도하고자 했다. 필자도 처음엔 암표상에 대한 의심어린 눈초리를 보냈었지만 이 사람이 나를 대하는 태도와 호의에 점차 벽을 허물어가고 있었다.

▲   파캠부(Pacaembu) 스타디움 안   ©[스포티안]최승태기자

경기장을 둘러보고 가이드를 해준 그 남성에게 박물관을 둘러보고 다시 찾아가겠다는 말과 함께 축구박물관을 들어가 보았다. 남성은 자신의 고객을 놓친 것만 같은 아쉬움이 표정에 묻어나왔지만 경기가 정말 재밌을 거라며 꼭 자신을 찾아달라는 말과 함께 필자를 놓아주었다. 조금 비싼 티켓 가격과 밤늦은 시간에 귀가해야할 위험성 등 몇몇 걸림돌이 있긴 했지만 이미 마음에서는 오늘 경기를 꼭 봐야겠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던 터였다. 일단 본래의 목적이었던 박물관을 둘러보러 들어갔다.

▲  축구 박물관(Museu de Futebol)   ©[스포티안]최승태기자

박물관에 입장하는 데는 입장티켓이 필요했지만 티켓 가격은 공짜. 기분 좋게 박물관에 들어선 필자는 축구 박물관의 위엄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브라질 축구의 역사가 다양한 사진과 서적, 영상으로 관람객들에게 전시되고 있었다. 또 역대 월드컵의 역사와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성적표, 역대 대표팀 구성, 펠레와 같은 브라질 축구의 산 증인들에 대한 다양한 기록들까지. 흥미로운 구경거리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었다. 거기에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역시 축구라는 스포츠에 있어서 ‘최고’만을 추구하는 브라질 사람들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   역대 월드컵의 역사를 전시해놓은 전시관   ©[스포티안]최승태기자

▲  브라질 클럽 축구의 역사   © [스포티안]최승태기자
▲  브라질 클럽 축구의 역사   ©[스포티안]최승태기자

▲  브라질 클럽 축구의 역사   ©[스포티안]최승태기자

때마침 경기가 있는 날이었기 때문에 경기를 보고자 온 팬들이 박물관에 많이 찾아왔다. 전시 자료를 감상하고 즐기며, 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들만의 장소. 박물관이라는 또 하나의 요소를 통해 축구에 대한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고 내심 부러웠다. 우리나라에도 현재 상암 월드컵경기장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 축구박물관이 마련되어 있다. 축구박물관을 통해 경기장을 랜드마크화 시킨다면 K리그 축구팬을 늘릴 수 있는 아주 큰 가능성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   축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전시관  ©[스포티안]최승태기자

▲  캐논슛 측정 전시관   © [스포티안]최승태기자
▲   IT를 이용한 축구 게임 전시관  ©[스포티안]최승태기자

이렇게 박물관 투어를 마치자 축구에 대한 열정이 더욱 불타올랐다. 결국 경기장 주변을 서성이던 그 친구를 다시 찾아가 티켓을 사겠다고 했다. 나에게 포옹까지 하며 고마워하던 그 남성에게 암표상이라는 이미지보단 동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남성에게 지불한 80헤알 중 티켓의 원가는 60헤알, 나머지 20헤알(약 1만원 정도)은 그 남성이 오늘 나를 위해 기꺼이 가이드가 되어주고 포르투갈어가 어색했던 나에게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모든 절차를 일사천리로 진행시켜준 것과, 그리고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마음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했다.

이제 진정한 남미 축구를 맛볼 순간이다.

▲   팔메이라스 vs 포르투게자  ©[스포티안]최승태기자

스포티안 최승태기자



기사입력: 2014/03/11 [10:16]  최종편집:
ⓒ 스포츠인이 만들어 가는 스포츠 신문 스포티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Jijeongah 14/03/11 [13:48] 수정 삭제  
  기사 잘 읽었습니다^^!
LHJ0924 14/03/11 [19:12] 수정 삭제  
  브라질을 가보지도 않고 갈 예정도 없지만 최승태기자의 기사를 통해서 간접체험중이기에 만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며, 안전을 항상 유의하시기 바라겠습니다.
chai 14/03/11 [23:09] 수정 삭제  
  브라질 현지에 있는듯한.축구를 잘몰라도 전문가가 된듯한 자세한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여행하는 동안 조심하시고 좋은 정보 부탁드려요~~^^
JD 14/03/13 [07:41] 수정 삭제  
  앞으로도 많은 얘기 기대할게요^^ 최승태기자 화이팅ㅋ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