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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 축구는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김대식 학생기자 기사입력  2019/02/25 [17:07]

[SPORTIAN=김대식 학생기자] 2019 UAE 아시안컵 실패와 한국 국가대표팀 주축이었던 구자철과 기성용의 은퇴로 오는 3A매치에서 벤투호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그렇다면 변화 속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팀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 (사진출처: 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대표팀 벤투 감독  © [SPORTIAN] 김대식 학생기자

 
지난 아시안컵 이후 두 선수가 은퇴를 발표하면서 축구팬들과 언론에선 국가대표팀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분위기와 더불어 이강인, 정우영을 비롯한 유럽 빅리그에서 인정받은 한국 유망주들을 대표팀에 차출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견들이 등장했다.

 

이 의견에 대한 축구팬들의 입장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이 선수들은 좋은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A대표팀에서도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그래도 아직 A대표팀에 차출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입장으로 말이다.

 

두 입장 모두 일리가 있다. A매치에서 110경기나 활약한 기성용은 만 19세 나이에, A대표팀 주장 손흥민도 만 18세로 A매치에 데뷔했기 때문에 만 18세가 된 이강인이 오는 3A매치에서 데뷔해도 이상한 점은 없다. A매치에 대한 경험도 분명 선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로 한국 축구는 이강인을 비롯한 유럽에 있는 한국 유망주들을 대표팀에 선발할 준비가 되어있을까?’ 이강인을 비롯한 유망주들을 대표팀에 차출하면서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없다면 차출해선 안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소속팀과의 관계 그리고 선수 생명

▲  (사진출처: 대한축구협회)    이강인 선수      © [SPORTIAN] 김대식 학생기자


 
현재 이강인을 비롯한 유망주들은 연령별 대표팀 그리고 A대표팀까지 전부 차출이 가능하다. A대표팀이든 연령별 대표팀이든 관련없이 국가대표로 차출된다면 대한축구협회는 소속팀과 선수의 관계를 좋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과거 박지성의 사례를 보자. 박지성이 과거 2003/0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PSV 아인트호벤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무렵 PSV와 대한축구협회 사이에서 박지성의 2004 아테네 올림픽 출전 여부를 두고 갈등이 있었다.

 

물론 올림픽이 중요한 무대임이 틀림없으나 당시 박지성은 홈팬들에게까지 야유 받던 상황에서 벗어나 가까스로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무렵이었다. 올림픽 대표팀에 뛰게 하려는 무리한 차출이 과연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대한축구협회는 고민해 봤어야 했다. PSV가 박지성의 올림픽 출전을 거부하면서 결국 박지성은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 연령별 대표팀부터 A대표팀까지 이강인을 모두 차출한다면 차후 발렌시아에서 이강인의 입지가 좋아질 수가 있을까? 발렌시아에서도 이강인의 잦은 대표팀 차출을 반가워할 리가 없다. 유럽과 아시아를 계속해서 오가는 일정은 선수에게 굉장히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소속팀에서 소속 선수가 대표팀 일정으로 무리하는 것을 반길 리 없다. 그것이 애지중지하는 유망주에게 해당된다면 더더욱 말이다.

▲ (사진출처: 대한축구협회)   얼마 전 은퇴를 선언한 기성용     © [SPORTIAN] 김대식 학생기자


 
이는 선수 생명과도 관련되어 있다. 이것이 두 번째 이유다. 이번에 은퇴를 선언한 기성용은 만 30, 구자철은 만 29세다. 박지성도 만 29세에 은퇴를 선언했다. 세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 활약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에 은퇴했고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은 공통적으로 무릎에 문제가 발생했다.

 

박지성은 과거 J리그 시절부터 좋지 않았던 무릎이 대표팀을 오가면서 더욱 상태가 나빠졌고 결국 선수 생활도 만 33세라는 이른 나이에 마무리했다. 기성용과 구자철은 각각 유럽에 진출한 2009년과 2011년부터 대표팀 경기가 있을 때마다 유럽과 한국을 왕복하는 장거리 비행을 했다. 기성용은 2015년과 2017년에 무릎 수술을 받았고 구자철도 지난 아시안컵 카타르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무릎에 물이 차는 증상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FIFA가 지정한 A매치 기간은 일 년에 평균 5회다. A매치 기간마다 10시간이 넘는 비행 후 시차 적응이 완벽히 되지 않은 채 일주일 동안 두 경기를 뛴 뒤, 다시 10시간 이상 비행해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경기를 뛰어야 한다. 1년에 평균 5, 10년이면 50번이다.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이 모두 겪었던 무릎 부상. 오로지 우연일까? 한국 축구을 위해 수십 번 장거리 비행을 해준 선수들의 몸상태를 제대로 관리해준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팀의 경기력을 위해서 선수 관리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하지만 59년 만에 우승을 노리겠다던 아시안컵에서조차 국가대표팀은 선수 관리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경기 내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던 2019 아시안컵이지만 경기 외적, 특히 선수들 관리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의무팀에서 논란이 계속됐던 국가대표팀이다.

 

이후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아시안컵 당시 대회 중 미흡했던 점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1월 대한축구협회는 축구대표팀 운영개선 테스크포스(TF)이 만들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가 몇 년간 개선하지 못했던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원봉사에 가까웠던 국가대표 의무팀에 대한 대우 및 교용 문제와 의무팀의 전문성 논란부터 해결한 뒤에 어린 선수들을 뽑아도 늦지 않다.

 

유럽 빅리그에 인정받은 유망주들이 지금부터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까지 모두 소화한다면 분명 혹사다. 혹사당하는 동안 선수가 관리 받지 못한다면 선수 생명은 불보듯 뻔하다. 그 정도 몸상태는 국가대표로서 본인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무책임하게 말할 수 있는가?

 

선수는 망가지면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이 유망한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부르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당장 국가대표팀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벤투 감독, 박항서 감독, 정정용 감독이 내린다면 차출해도 될 것이다.

 

다만 차출하기에 앞서 현재 한국 축구 시스템이 또다시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과 같은 사례를 만드는 것인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이 문제는 단지 유망주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유럽에서 활약하는 손흥민, 황희찬 등 국가대표팀에 헌신하고 있는 선수들과도 관련이 있다.

 

미하엘 뮐러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 말을 빌리자면 독일은 브라질 월드컵에선 우승했지만, 러시아 월드컵에선 토너먼트도 못 갔다.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방향과 철학은 쉽게 바꾸지 않는다. 시스템에 기반한 옳은 과정이 반복될 때 그 빈도가 높아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그런 사고와 인내가 부족하다. 축구도 당연히 이 사회의 일부다. 정말 놀라운 것은 그런 환경에서도 한국은 대단한 재능의 선수들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솔직히 기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서호정 기자의 [지금 한국 축구는 기적이다] 중 발췌

 

뮐러 위원장이 말하는 기적은 바로 이강인같은 선수들을 뜻할 것이다. 어느 축구팬도 이 기적을 반짝누리고 싶은 마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적을 소중히 할 줄 알아야 한다. 당장의 결과를 위해 기적을 관리하지 않고 어느 곳에서, 아무 때나 사용한다면 결국 기적이 일찍 사그라들 것이다.

 

이제는 당장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선수들을 남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표팀 차출 전에 선수 내외적 관리에 있어서 대한축구협회의 명확한 플랜이 있어야 한다. 선수는 소모품이 아니다.

 
김대식 학생기자  dlalsjwd@naver.com



기사입력: 2019/02/25 [17:0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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